수레바퀴 - 7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13:53 조회 2,060회 댓글 0건본문
휴가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나는 과거처럼 유미 누나의 귀여운 남동생이 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그것은 나에게는 괴로운 노동이었지만, 유미 누나와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그럭저럭 해 나갈 수 있었다.
놀라운 것은 유미 누나의 변화였다. 여전히 아침 일찍 집에서 나가, 밤늦게 돌아오기 일쑤였지만, 그녀의 표정만큼은 편지를 읽기 이전의 그녀로 돌아가 있었고, 내가 보는 앞에서는 단 한 번도 우울하거나, 씁쓸한 표정을 짓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누나는 어쩌다 나와 시선이라도 부딪치면 평소의 그녀보다는 더욱 과장되어 보이는 포근한 미소를 지어 주었고, 그게 나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예쁜 앵두 같은 입술이 벌어지고 하얀 이가 드러나면, 애써 진정되던 내 가슴은 다시 심하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 그녀를 얼른 외면해 버리면 뭔가 놓쳐버린 듯한 허무함... 그리고 지금껏 혼자서 그녀에게 욕심을 품고, 다시 혼자서 그 욕심을 버리려고 애쓰는 내 자신에 대해 씁쓸한 웃음이 나왔다.
큰 누나의 결혼은 무척이나 빠르게 진행되어, 이미 가을에 날짜가 잡혀 있는 상태였다. 광식 군은 집안을 뻔질나게 드나들었고, 그런 분위에게서는 식구들 누구도 유미 누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 성수가 내게 전화를 건 것은 방학이 거의 끝나갈 무렵이었다.
“난희 누나가 너 한 번 꼭 오라더라.”
“흐흐흐, 네가 부실한가 보다.”
웬일인지 성수가 그 날 따라 무게를 잡았다. 역시 둘이 만나 할 거라고는 마시는 일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 날도 일찌감치 소줏집에 자리를 잡았고, 성수는 계속해서 술만 들이키고 있었다.
“무슨 일 있냐?”
“나, 소집 영장 나왔어.”
“좀 이르잖아?”
“응, 그냥 가려고...”
“언젠데?”
“언젠 줄 알면... 와서 배웅이라도 하려고?”
“씹새끼, 또 삐딱하게 나가네...”
“너한테 부탁할 게 있어. 들어주라.”
“난희 누나 책임지라는 거 같은 거니?”
“책임지기는...! 그 여자는 우리 말고도 책임져줄 사람 많아.”
“그럼, 무슨 일인데?”
성수는 소주잔을 비우고, 그걸 내게 내밀었다. 내가 그걸 받자 소주를 가득 채우고, 마시는 나를 응시했다.
“수호야.”
“말해.”
“내 동생 유진이 알지?”
“이름만 알지. 지금은 고등학교 2학년이겠구나.”
“나는 이렇게 살아도... 걔는 나처럼 살면 안 되거든? 걔는 번듯한 놈 만나서 다른 여자들처럼 결혼도 하고, 애기도 낳고 그렇게 살아야 되거든?”
“그래.”
“내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그 동안 걔한테 진짜 많이 신경 썼어. 걔랑 붙어 다니는 새끼들 몇 놈 불러다 족쳐 놓기도 하고... 근데 이제 내가 군대를 가잖아?”
“응.”
“네가 내 대신 걔 좀 봐 주라.”
성수의 눈빛은 진지했다. 항상 조금은 가벼워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진담인지 농담인지 헷갈리게 했던 평소 성수의 모습하고는 무척이나 달랐다.
“그게 될까?”
“아르바이트 하는 셈 치고... 새엄마한테는 내가 돈 좀 후하게 주라고 해 놓을 테니까. 요즘은 유진이 걔도 정신을 조금 차렸는지 가출은 안 하거든? 이삼일에 한 번씩만 우리 집에 와서 공부 가르쳐 주면 되잖아. 내가... 너 말고는 믿을 사람이 없어서 그래.”
사실 성수 부탁이 아니더라도,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있던 때였다. 돈을 벌겠다는 목적보다도, 내 신경을 유미 누나로부터 돌려놓을 수 있는 다른 일이 필요했었다.
“그래. 그럼 일단 한 번 만나보고 결정하자.”
“가자, 그럼.”
“어디를?”
“우리 집에... 나 별로 시간이 없어.”
성수의 집은 고급 아파트 촌 중에서도 제일 넓은 평수의 단지에 있었다. 문을 열어주는 여자를 봤을 때, 나는 그녀가 성수의 새엄마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상상했던 것보다 나이도 많지 않아 보이는데다, 나와 성수를 보고도 웃음을 짓기는커녕, 무슨 잡상인이나 본 듯, 문만 열어주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다.
“싸늘하지?”
“어머니셔?”
“응. 크크크! 그래도 처음 친구를 집에 데려오는 건데 너무 한다.”
“네가 자식 노릇 못해 그렇지.”
“애초에 우리 집에 들어온 의도가 그렇잖아. 뭐하러 애 둘 있는 나이든 남자하고 결혼 했겠어?”
“그 이야기 그만! 듣기 싫다.”
사실 내 문제만으로도 머리가 터질 지경이라, 케케묵은 성수의 가정사를 듣고 싶지는 않았다. 성수의 욕심이야 어쩔망정, 나는 성수의 동생, 유진이의 과외 선생님 이상의 어떤 역할도 내키지 않았다. 성수의 방은 말 그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게 없었다.
“유진이 돌아올 동안 잠깐 있어라. 새엄마랑 얘기 좀 하고 올게...”
그 사이를 참지 못하고 방 이곳저곳을 수색해 보았다. 역시, 놀라울 정도로 책이 없는 성수의 방... 책이 꽂혀 있어야 평범해 보이는 책장에는 그저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군데군데 놓은 듯한 외국 인형이며, 장식품 같은 것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책장 맨 아래쪽 손잡이를 쥐고 문을 연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확실히 남다른 놈이야.’
만약 우리 집 내 책장에 그런 식으로 빼곡하게 비디오 테이프를 보관해 놓아다가는 집에서 쫓겨났을 것이다. 제목이 있는 것들은 별로 없었지만, 틀어보지 않아도 어떤 내용일지는 뻔했다. 앞으로 성수의 집에 오면 심심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집에 오면 이 방은 네가 써라.”
때맞춰 들어온 성수가 그걸 들여다 보는 나를 보고 키득거리며 웃었다.
“요런 걸 다 어떻게 구했냐?”
“너랑 나랑 사는 세계가 틀리잖아. 그것 말고도 재밌는 게 많은데, 다 어디 있는 지 기억이 안 난다.”
“얘기는?”
“잘 됐어. 너만 맘 먹으면 최고 조건의 아르바이트 자리가 될 거야.”
하지만 정작 가르쳐야할 성수의 동생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키는 제대로 큰 것 같은데 몸은 어떻게 그렇게 말랐는지, 가슴이 봉긋하고 도드라져 올라온 자체가 신기할 정도였다. 게다가 차가운 표정은 원래 가진 귀여운 얼굴을 독살스럽게 바꿔놓고 있었다.
그 애를 보니까 정말 별명이 독가시가 딱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화려한 이력과, 자신이 나라를 지켜야 하는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나와 있을 미래 같은 것을 열심히 이야기하는 오빠의 이야기를,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그 애는, 여지껏 내가 알고 있던 어떤 비행 소녀보다 더 불량해 보였다.
“그러니 수호 오빠 말 잘 들어.”
“.....”
“대답해, 이년아!”
“아..알았어! 참 나,”
“너 개긴다 소식 들리면, 탈영해서라도 기어이 쫓아오고 만다. 그 때는 너 죽고, 나도 죽는 거야. 알았어?”
“알았다니까!”
성수가 유진에게 아버지 노릇까지 하고 있었다는 건 놀라운 발견이었다. 항상 철없이 헤프게 웃던 녀석이 그래도 여동생의 미래만은 챙기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애를 처음 본 나는, 오빠 친구를 앞에 두고도 싸가지 없이 담배를 빼무는 모습을 보고 정나미가 떨어졌다. 도저히 내 앞에서 얌전히 앉아 공부를 하는 그 애를 상상할 수가 없었다.
“수호야, 잘 부탁한다.”
“염려 마. 유진아! 잘 해보자.”
귀찮은 혹을 달았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저 주먹만한 계집애를 어떻게 다스리나?
저녁을 먹고 가라는 성수의 호의를 무시하고 그냥 나온 것은 그 가족의 어색한 저녁 식사 자리에 함께 끼고 싶지 않아서였다. 어째든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긴 구한 거다. 일주일에 삼 일은 저녁에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지만, 어차피 개강을 해도 그 시간은 술이나, 기타 변변찮은 일로 때워질게 뻔했으니 그다지 거북하지는 않았다.
개강을 앞둔 마지막 토요일에 광식 군이 나와 유미 누나를 위한 저녁 식사 자리를 준비했다. 삼겹살에 소주를 바득바득 주장하던 내 의견을 무시하고, 스테이크에 와인을 메뉴로 선정한 것은 역시 술을 잘 못하는 광식 군을 염두해 둔 큰 누나의 배려였다. 하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기분이 좋은 지 누가 권하지 않아도.. 와인을 잘만 마시는 광식 군.
내 심장이 평상시보다 조금은 더 빠른 속도로 뛰고 있었던 이유는 생전 처음 가보는 고급 레스토랑의 분위기에 짓눌려서가 아니었다. 휴가에서 돌아온 이후로 유미 누나하고 이렇게 가까이에서 몇 마디라도 이야기를 나눠본 적이 거의 없었다. 마치 삶의 궤적이 서로 완전히 달라진 것처럼...
그러니 모처럼 유미 누나와 나란히 앉아 있는 그 자리가 나는 마치 첫 소개팅을 하는 자리처럼 느껴졌다. 고개를 조금이라도 누나 쪽으로 돌리면, 누나의 몸에서 풍기는 성숙한 여자의 향기가 코끝을 통해 스며들었고, 그래서인지 마치 그 쪽에 벽이라도 있는 것처럼 고개를 돌리기가 쉽지 않았다.
“처제도 좋은 사람 만나야지.”
“유미 넌 성격이 너무 소극적이야.”
“저도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정신이 번쩍 들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예전의 그 사람이구나. 아직도 정체를 모르는 그 얼굴... 휴가 때 나를 그 사람으로 착각해서, 누나에게 터치를 시도했던 기억이 나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이 나왔다.
“어머, 그래? 그럼 집에 한 번 데리고 와. 계집애, 응큼하기도 해라.”
“언니하고는 성격이 많이 다르네, 헤헤.”
“광식 씨!”
“농담이야, 하하하.”
“수호 너는 여자 친구 없어?”
“나?”
“그래.”
“나는... 너무 많아서 정하기가 힘들어.”
“마치 나는 바람둥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처남은 인물이 되니까 그래도 될 꺼야, 하하하.”
농담처럼 한 그 말이, 어쩌면 내 운명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사노바처럼 만인의 연인이 될 거라는 뜻은 아니었다. 김 유미를 놔두고, 내가 누구를 깊게 사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 바로 곁에 앉아 있지만, 세상에서 가장 멀리 있는 그녀... 그녀의 마음을 독차지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그 사람은 누구일까?
노래방에 간 것은 빨간 와인만으로도 이미 적당한 선을 넘어버린 광식 군의 제안에 의해서였다. 처음에는 곱게 앉아서 노래를 부르며, 맥주를 탐하던 선미 누나와 광식 군은 내가 느린 노래를 선택해 부르자, 기다렸다는 듯 플로어에 나가 얼싸안고 빙빙 돌기 시작했다.
하긴 이미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커플이었다. 날짜를 받아놓은 데다 몸까지 섞었으니... 선미 누나의 배춧단 같은 머리가 광식 군의 목과 어깨 사이의 패인 틈에 박히고, 광식 군의 손은 낯 뜨겁게도 선미 누나의 허리와 엉덩이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었다. 내 노래가 끝나자 다음은 선미 누나의 차례,
술 취한 광식 군의 날이었다. 노래가 시작하자마자 미래의 처제의 손을 잡고 플로어로 끌어내더니, 한 쪽 손은 허리에 한 쪽 손은 어깨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놀라운 건 유미 누나의 태도였다. 허리를 누르는 광식 군의 손이 그다지 힘 있어 보이지도 않는데도, 누나는 허리를 앞으로 밀어 광식군의 아랫배에 밀착시키고 있었다. 게다가 가만히 그의 어깨에 올려지는 누나의 머리... 흡족해 하는 광식 군의 이빨이 흐린 조명 속에서도 선명하게 빛났다.
저건 추해... 젠장! 얼핏 보면 아무 것도 아닌 평범한 장면에 내 심장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그 순간만큼은 유미 누나가 헤픈 창녀처럼 느껴졌다. 곱게 감긴 유미 누나의 두 눈이 마치 수컷의 체취를 음미하기 위한 암컷의 제스쳐로 보였다. 그 동안 애써 잠잠하게 억눌러 왔던 그녀에 대한 소유욕이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라 견디기 어려웠다.
‘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저건 그냥 평범한 형부와 처제 사이에 있을 수 있는 행동이야.’
그렇게 마음먹으려 다짐은 했지만, 내 두 눈은 두 사람에게서 떨어지지 않고, 입으로는 계속해서 맥주가 쏟아져 들어왔다. 행여 광식 군의 손이 달싹거리며 허리를 넘어 스커트의 영역에 침범하기기라도 하면 내 심장은 그보다 훨씬 심하게 요동을 쳐댔다. 노래가 끝날 때까지 나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다음은 광식 군의 노래. 내가 손을 내민 사람은 유미 누나가 아니었다. 선미 누나는 어색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내가 이끄는 대로 플로어로 나와 주었다. 유미 누나가 나를 이성으로 보지 않고 있는 이상, 내가 아무리 험한 짓을 해도 내가 느꼈던 질투의 백 분의 일 만큼도 느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치기어린 내 질투심을 억누를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광식 군에게 안겼을 때와는 달리 대나무처럼 뻣뻣한 선미 누나의 허리는 이미 불타있는 내 염장을 더욱 내지르고 있었다. 마치 김 선미에게도, 김 유미에게도 나는 남자가 될 수 없다는 걸 단언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한 쪽 손으로는 허리를, 다른 손으로는 어깨 사이를 짓누르며 내게 달라붙을 것을 강요한 지 한참 만에, 선미 누나는 내 험악한 표정을 알아챈 듯, 힘을 빼 주었다. 그러니 동정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더 좋지 않았다. 나는 완전히 옹졸하고 못난 놈이 되어 있었다.
그녀의 몸을 돌려 우리 몸으로 광식 군과 유미 누나의 시선을 차단하고, 나는 과감한 행동을 해 버렸다. 허리에 있던 손을 아래로 내려 능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선미 누나의 엉덩이 살을 한 옹큼 쥐어버린 것이다. 얇은 면바지의 아래에서 단단하고 매끄러운 엉덩이 살의 감촉이 느껴졌다.
“어머.. 야아...!”
다른 두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항의하면서, 선미 누나가 내 얼굴을 쳐다봤지만, 나는 엉뚱한 허공을 쳐다보며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평상시의 김 선미답게 그런 분위기를 깨고 싶지는 않았는지, 그녀는 나를 뿌리치지도, 더 이상 타박하지도 않았다. 내 손은 더 짓궂어졌다. 엉덩이를 쥐는 대신, 마치 신랑이 신부에게 하듯 손바닥을 넓게 펴서 강하게 압박하며 위 아래로 쓰다듬었다.
“너... 죽어...!”
상황에 어울리지도 않게 자지에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걸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이제는 세로로 서서 볼륨감을 자랑하는 사타구니를 선미 누나의 아랫배로 밀어 넣었다. 폭신한 느낌과 함께 그녀의 아랫배를 파고 드는 내 기둥... 도망가려는 선미 누나의 엉덩이를 다시 손바닥으로 눌러 붙였다.
별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선미 누나는 그저 아무 말 없이 내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런 그녀가 우습기도 하고, 그 위선을 놀려주고도 싶어 내 손은 그녀의 엉덩이 사이의 골로 향하고 있었다. 강한 손아귀 힘에 형편없이 으깨지는 누나의 엉덩이 살...!
광식 군에게는 보이지 않고, 유미 누나에게는 보일 수 있는 만큼만 몸을 틀었다. 유미 누나의 시선이 내 손으로 향하는 걸 보고 묘한 쾌감을 느꼈다. 큰 누나의 몸을 더듬으며, 그걸 작은 누나에게 보여주는 나는 완전히 잡놈이었다. 당장 밤에 집에 가면 큰 누나가 그냥 넘어가려 하지는 않을 테지만, 그런 건 두렵지 않았다.
선미 누나의 호흡은 부끄러움 때문인지 점점 거칠어지고 있었지만, 아무런 저항 없이 내 추행을 감당하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스커트라도 입고 있었다면, 아마 나는 그 아래에 손이라도 넣었을 것이다. 노래가 끝나자 선미 누나는 박수를 치고 웃으면서 광식 군의 옆자리에 가서 앉았지만, 그녀의 볼이 상기되어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었다.
나는 소파에 주저 앉아 고개를 숙였다. 노래할 마음 같은 건 생기지 않았다. 의자 한 칸 건너 옆에 앉아 있는 유미 누나의 눈치도 보고 싶지 않았다. 한없이 옹졸한 내 자신에 대해 그제서야 얄미운 마음이 들고 있었다.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다시 모든 것을 원상으로 복구해 놓을 만한 노력은 하고 싶지 않았다. 선미 누나가 마이크를 잡는다는 걸 알면서도 박수는커녕 쳐다보지도 않았다. 마음은 심란한데, 벌떡거리는 정욕...
그저 빨리 그 자리를 끝내고 난희 누나에게 가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그녀가 그 시간까지 나를 기다릴 리 없겠지만, 가서 혼자 있으면 섹스라도 하고.. 아니면 그냥 터덜터덜 돌아오면 그 뿐이었다. 될 대로 되라지! 까짓 것! 그런데..,
내게 손을 내미는 유미 누나의 얼굴을 나는 멍하니 쳐다보았다. 조금 전의 내 행동 따위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 투명하고 맑은 미소... 그 손에 이끌려 플로어로 나갔지만 기분이 어떨떨하기만 했다. 수동적인 내 행동을 탓하듯 두 팔을 내 목에 감고 적극적으로 몸을 붙여오는 그녀...!
“나는 몸매가 안 좋아서 싫은 거야?”
동물적인 욕구가 새록새록 용솟음치더니 어느새 내 의지를 쥐어흔들고 있었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 선미 누나의 옆에서 등받이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고 있는 광식 군의 모습이 보였다. 정말 술은 잘 못하는 구나. 선미 누나에게 했던 것처럼 유미 누나의 몸을 돌려 노래방 기계 쪽으로 향하게 했다.
원한다면...! 한없이 잔인하게 굴고 싶은 욕구가 가슴을 지배하고 있었다.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그녀를 모욕함으로써 내가 화가 나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우악스러운 내 손은 통증이 느껴질 만큼 강하고 난폭하게 유미 누나의 엉덩이 살을 쥐어뜯었고, 다른 손은 허리께의 살을 움켜 쥐었다. 게다가 형편없이 빳빳하게 일어선 자지는 노골적으로 그녀의 아랫배를 파고 들었다.
그래도 그녀는 모든 것을 다 포용하겠다는 듯, 저항하지 않음으로써 내 수컷을 더욱 자극하고 있었다. 그래... 이것이 누나의 원래 모습이야... 누가 무슨 짓을 해도... 그저 묵묵히... 당해 주는 거...! 욕정이 불타 올랐다. 광식 군은 자고 있고, 선미 누나는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스커트 아래로 내 손이 침입해 들어갔다. 분명... 아무리 내 몸으로 차단했다 해도, 선미 누나가 폭이 큰 그런 행동을 눈치 채지 못할 리는 없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김 유미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마음 속으로는 괴성을 지르며 유미 누나의 엉덩이 맨살을 험하게 쥐어짜기 시작했다.
그래도 유미 누나는 뭐든 내주기로 작정한 사람처럼 최소한의 꿈틀거림도 보여주지 않았고, 그게 내 흉폭함을 더 부채질 하고 있었다. 그녀를 학대하고 싶은 미칠 듯한 기분... 그녀의 엉덩이를 덮고 있던 삼각형의 팬티가 길다란 끈으로 변해 내 손아귀에 잡혔다. 그걸 찢으려는 듯 잡아당기는 내 손...!
‘으아아앗!’ 내 머리는 그녀를 더 모욕하고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브이 넥의 상의 때문에 어깨에서 목까지 이어지는 곡선이 노출되어 있는 유미 누나의 상체. 거기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 그리고 그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겠다는 듯 강하게 음압을 가했다.
“으윽...!”
‘제발 좀 뿌리쳐 봐! 견디지만 말고...! 그래야 내가 누나를 잊지! 세상 어느 놈이 험한 짓을 하더라도, 스스로 거부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내가 누나를 놔 주지!’
비릿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갑자기 뱃속이 매슥거리며, 큰 누나의 노랫소리가 점점 멀어졌다. 중력이 느껴지는 뜨뜻한 액체가 코에서 입으로 흘러내리는 게 느껴졌다. 그리고는 그 액체가 아직도 누나의 어깨 위에 놓여져 있는 입술을 타고 그 하얀 피부를 붉게 물들이는 게 보였다.
“꺄악!”
눈을 떠 보니 아직도 노래방이었다.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는 유미 누나의 하얀 얼굴이 점점 선명해졌다.
“선미 누나는?”
“형부 데려다 주고 온댔어.”
“내가 쓰러졌어?”
“아니, 그냥 주저앉았다가 잠깐 동안 눈 감고 있었어.”
정신도 또렷하고 기분도 맑았다. 그제서야 유미 누나가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그 아래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미안해, 누나. 동생이 부실해서...하하하.”
“왜...! 왜 그래... 도대체...! 나 죽는 거 보고 싶어? 흐흑... 흑...!”
“죽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누나. 그냥 코피가 나온 것 뿐이야.”
“그렇잖아도 힘든데... 너까지 왜 그래? 왜 나를 피하고 그래? 흑...흑...!”
코끝이 찡했다. 내가 피하고 싶어 피했던 건 아니었다. 나도 그녀를 잊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였다. 내 마음을 알 리 없는 유미 누나의 눈에는 그게 마치 내가 그녀를 외면하는 것처럼 보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나를 당겨 머리 채 품속에 끌어안았다. 내 품속에서 바들바들 떨면서 오열하는 그녀가 마치 둥지를 잃은 작은 새처럼 느껴졌다.
“피하다니...누나! 절대 그런 일 없어.. 내가 말 했잖아. 누나를 얼마나 좋아하는데...!”
“흐흐흐흑!”
한참 동안 울고 있던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쳐다보았다. 아직도 눈썹이 축축이 젖어 있었지만, 눈빛만큼은 단호해 보였다.
“약속해 줘.”
“뭐...뭘?”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내 곁에 있는다고...”
“그런 말 왜 해?”
“어서! 약속해 줘.”
“약속할게. 누나가 원하지 않으면... 절대 누나 곁을 떠나지 않을게.”
선미 누나의 핸드폰으로 우리 먼저 집으로 가겠다고 말하고, 택시에 올라탔다.
“누나 내일 우리 둘이 놀러갈까?”
“내일?”
“응, 개강하기 전에 마지막 일요일이잖아.”
“내일은... 안 돼. 할 일이 있어.”
“무슨 일인데?”
“작은 아빠 좀 뵈러 가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