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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 25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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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13:24 조회 3,96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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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엄마와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물론 나의 뻥이 대부분이였지만 받아 들이는 엄마의 입장은 뻥일수 없었다.

엄마는 옷을 처려 입고 헝클어진 머리를 매만지고 조심스럽게 안방으로 건너 갔다. 한번이였지만 시원하게 사정

을 한 나는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다음날 나는 엄마의 말대로 목욕탕을 다녀 왔다. 오후에 집을 나와 학교에 들려 친구들을 만나고 시간 맞춰 선자

누나의 회사로 발길을 옮겼다. 퇴근 시간이 되어 수 많은 여자들이 쏟아져 나오는 정문에 서 있자니 괜히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렇게나 많은 여자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다. 한참을 서성이는데 저 멀리 선자 누나의 모

습이 보였다. 그런데 선자 누나의 주위에 시커먼 남자들이 몆명 모여 있었다. 남자들에게 둘러 쌓인 선자 누나의

모습이 유난히 돋보이는 건 나만의 착각이 아닐 것이다

나를 발견한 선자 누나가 놀라더니 활짝 웃으며 달려 왔다. 누나가 내 팔짱을 끼며 매달리고 나는 자연스럽게 누

나의 어깨에 내 팔을 둘렀다. 선자 누나와 같이 나오던 남자들이 질투의 시선으로 나를 바라 보더니 슬그머니 물

러서더니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다.



"여긴 우얀 일이고?......."



"학교에 들렸다가 니 퇴근 시간 됬길래 들려 봤다........



"흐흥~....내 마중도 나오고......기분 좋다....."



"흠~!.....니 아까 보니까 인기 좋더라......"



누나가 눈을 동그랐게 올려 뜨면서 나를 보더니 풀썩 웃었다.



"신경 쓰지마라.....관심도 없다......내한테는 자기뿐이다......"



누나의 말에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 가면서 우쭐해졌다. 누나가 그런 나를 올려다 보더니 눈꼬리를 휘면서 웃었

다. 미치는 줄 알았다. 저런 누나의 웃음은 언제나 나를 발기 시켰다. 누나가 내 팔짱을 끼더니 이끌었다. 그때

몆명의 여자가 다가오더니 누나에게 아는 척을 하면서 내가 누군지 물었다.



"내 애인이다......니들은 신경 끄레이.......호호호"



"옴마야......언니 애인 진짜 잘 생겼데이.......꺄르르르......"



누나가 장난스럽게 더 의기양양 소리쳤다.



"가시나들......보는 눈은 있어가꼬.........자기야~!.....우리 맛있는거 먹으러 갈까?......"



선자 누나가 코맹맹이 소리로 말하자 주위의 여자들이 다시 한번 자지러지게 웃었다. 누나가 팔짱을 끼고 있는

쪽 팔에 누나의 젖이 지긋히 누르며 자극을 하자 자지가 있는대로 발기해 걷기가 힘들었다. 나를 겪을 만큼 겪은

누나가 그런 나의 상태를 모를리 없었다.



"모처럼 둘만에 시간인데.......내일이 언니 결혼식만 아니면 자고 들가도 되는데......미안해서 우야노?....."



"그런 걸 우짜겠노......내는 괘안타........."



"내도 자기하고 둘이 있고 싶은데..........짜증 난다......"



"오늘 말고도 시간은 많다......짜증 내지 마라........"



"내일도 그렇코.......모레 밖에서 보자.........알았제?......."



"오야.....알았데이......."



당장이라도 선자 누나를 안고 뒹굴고 싶었지만 사정이 그러니 어쩔수가 없었다. 그래도 나는 그 동안 쌓였던 욕

구를 엄마에게 풀었지만 선자 누나는 내가 안아 주지 못 하면 방법이 없으니 오히려 누나가 더 힘들것 같았다.

다음 날 큰 누나의 결혼식은 무사히 잘 치뤄졌다. 자형되는 사람은 약간 작아 보였지만 강단이 있어 보였고 고집

도 있어 보였다.

큰 누나는 신혼 여행을 경주로 2박3일 다녀 왔다. 원래는 돈 아낀다고 그것마저 안 간다는 걸 우리가 설득해서

그나마 경주라도 다녀 온 것이다. 결혼식이 끝나고 선자 누나는 큰 누나 뒷바라지 하느냐고 큰 누나를 따라 다녔

고 나와 엄마, 아버지 막내 선미만 집으로 돌아 왔다.



엄마 아버지는 피곤했는지 낮잠을 주무시고 나도 거실에 누워 빈둥거리는데 선미가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자 내

눈이 저절로 선미를 쫒아 갔다. 고등학교 2학년인 선미는 선자 누나가 나와 처음 씹을 했던 19살 끝 무렵보다 더

성숙해 보였다.

키도 두 누이와 비슷하니 앞으로 더 클 것이다. 제법 더운 초 여름이라 짧은 반바지 아래로 보이는 가늘고 긴 다

리를 보고 있자니 아랫도리가 묵직해졌다. 저 가늘고 긴 다리를 옆으로 벌리고 그 사이에 있는 심홍빛 보지에 내

좆이 박히면 18살 어린 보지가 내 좆을 끊을 듯 조일 것이다.



선미는 어쩌면 어린 시절 나와의 경험을 기억할지도 몰랐다. 비록 삽입은 한번으로 끝났지만 보지 탐험이나 애무

는 많은 경험이 있었다. 가끔 내 앞으로 지나 다니는 선미를 보면서 어렸을때 보았던 민둥 보지를 떠 올리고 저

깨끗하게 이쁜 지금의 얼굴을 보며 지금의 보지를 그려 보기도 했다.

그런 생각을 하자 가슴이 울렁거리며 콧속이 비릿한게 피냄새가 느껴졌다. 나는 눈을 지긋히 감고 이런 저런 계

획을 세우며 상상에 빠져 들었다.



"오빠야?......."



"으응?......."



선미의 목소리가 너무 가까이서 들려 나는 놀라며 눈을 치껴 떴다. 내 눈앞에 선미가 새초롬한 얼굴로 나를 바라

보고 있었다.



"먼 생각을 그리 하노......불러도 모르고......."



"응........와?......."



"내 심심하다........놀러 가자........"



"놀러?......어데로?........"



"음~......오빠 학교 구경가까?........."



선미는 내 허락이 떨어지자 방으로 가더니 부리나케 옷을 갈아 입고 나왔다. 딱 붙는 분홍티와 청바지가 호리

호리하면서 쭉 빠진 선미의 몸매를 여과없이 들어나게 했다. 선미의 체격은 요즘 모델 타입이였다. 상체가 아

담하게 작고 다리가 길고 쭉 빠졌다.

선희나 선자 누나도 나름대로 잘 빠졌지만 선미가 더 완벽한 몸매를 가지고 있었다. 얼굴도 작고 아담하면서 눈

이 뚜렷하게 자리 잡았고 코도 작았지만 콧대가 바로 서 있어 보기 좋았다. 선희 선자 누나가 전형적인 한국 미

인이라면 선미는 서구적 이미지가 많이 가미된 한국 미인이였다.



나와 선미가 문을 나서는데 주무시던 엄마가 나오셨다.



"어데 가노?......"



"오빠 학교 구경 갔다 올꺼라......"



"가시나......오빠 힘들그로 머 한다꼬 학교 구경이노?......."



"엄마는~........심심해가 그라는데........."



"그라믄 니나 나가지 오빠 쉬지도 몬 하그로 끌고 나가나........"



"내는 괘안타......금방 갔다 올꺼라........"



"으이구......하여간에 가시나하고는......쯧쯧....."



엄마는 내가 나서자 마지 못해 보내 주었다. 선미는 엄마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들었지만 기분이 좋은 듯 했다.

선미에게서 활력이 느껴졌다. 금방 물 밖으로 뛰어 오른 인어처럼 싱싱한 사춘기의 육체가 내 눈앞에서 뛰어

다니고 있었다.

짧은 분홍티가 살짝 들리면서 조금씩 보이는 배와 배꼽은 탄력이 넘쳐 보였고 가늘고 쭉 빠진 하체를 다 들어 나

게 하는 딱 붙는 청바지의 라인이 내 좆을 있는대로 발기를 시켜 걷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어느 정도 학교

를 둘러 보고 언덕위 벤치에 나란히 앉았을때 해가 지면서 붉은 석양이 우리 둘을 비추고 있었다.



선미의 얼굴이 석양빛에 붉게 물들어 더 화사하게 빛났다. 나는 선미의 그런 모습에 가슴이 거세게 뛰기 시작했

다. 말없이 지는 석양을 바라보는 선미의 손을 슬며시 쥐었다. 선미가 고개를 돌리며 나를 바라 보더니 웃으며

내 손가락 사이로 자기의 손가락을 끼우며 맞 잡았다.

나는 그 순간 또 다른 운명을 느낄수 있었다. 선미도 나와 뗄래야 뗄수 없는 끈끈한 운명의 끈으로 묶여 있는 여

자라는 걸 서로의 눈빛으로 확인하고야 말았다. 선미의 눈빛이 붉게 물드는 건 순전히 석양에 물든 탓 만은 아니

였다.



내가 다가가면서 선미의 입술에 내 입술을 부드럽게 맞추자 선미의 눈이 스르르 감겨 들었다. 선미도 나를 너무

나 자연스럽게 받아 들였다. 선미의 입술은 여린 듯 부드럽게 내 입술에 맞닿아 있었다. 나는 그 순간 알수 없는

감동에 나도 몰래 눈물이 흘렀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혀를 선미의 입속으로 밀어 넣었다. 선미의 희고 가지런한 치아가 벌어지면서 내 혀를 받아

들였다. 선미의 혀가 내 혀의 자극에 놀라면서 허둥대며 내 혀를 피해 도망을 갔지만 작은 입속에서 물러날 곳은

없었다.



금새 서로의 혀가 엉켜 들며 서로를 희롱하기 시작했다. 언덕위 벤치 주위는 오가는 사람 없이 조용하기만 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입맞춤을 할 수는 없었다. 내가 입을 떼고 선미를 보자 선미는 눈을 감고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숨을 빠르게 몰아 쉬고 있었다.



"선미야......"



"..........."



선미가 내 말에 대답없이 눈을 살짝 올려 떴다. 아주 잠깐이였지만 선미의 긴 속눈썹이 바르르 떨렸다. 선미는

쑥쓰러운지 고개를 돌려 내 시선을 피하더니 일어나 저만치 달려 갔다. 몆걸음 달리던 선미가 멈추더니 뒤돌아

서서 나를 보고 소리쳤다.



"바보~.............."



선미는 온 얼굴에 웃음을 띄우며 소리치고는 다시 돌아 뛰었다. 나도 선미를 쫒아 달리기 시작했다. 빠른 내 발

소리를 들었는지 선미가 고개를 돌려 나를 보더니 비명을 지르면서 몸을 움츠렸다. 나는 달리던 속도 그대로 선

미에게 달려 들어 선미를 거세게 안으며 조였다.



"이게.......니 머라켔나?........"



"꺄악~~.....오빠야.....내 아프다......살살........."



나는 선미의 허리를 강하게 안으며 들어 올렸다. 선미가 허리를 뒤로 휘면서 비명을 질렀다.



"꺅~.....오빠.....하하......오빠야.....내가 잘몬했다.....고마......"



선미가 몸부림을 치자 선미의 하체가 내 아랫도리에 강하게 비벼졌다. 아직은 어린 선미의 젊은 몸이 퍼덕이며

내 품에서 꿈틀대자 내 좆이 그대로 발기를 하며 선미의 하체를 찔렀다. 선미는 아직 발기한 내 좆을 못 느꼈는

지 더욱 더 발버둥치며 자신의 하체를 내 좆에 비벼댔다.

내가 선미를 내려 놓자 선미는 얼굴이 빨갛게 변해 있었고 숨을 몰아 쉬었다. 그러면서도 새초롬하게 나를 흘기

면서 올려다 보았다.



"흥~!.....오빠는 여자한테 우예 그리 우악스럽노......."



"그러니까 까불지마라......"



"쳇~!.....흥이다.......내 다시는 하나 봐라........."



"멀?.....멀 안할낀데?.........."



"뽀........."



선미가 급하게 입을 막더니 얼굴을 붉히며 나를 흘겼다.



"오빠는 참말로 몬 됬데이........흥!"



선미가 콧방귀를 사정없이 날리더니 뒤돌아 걸었다. 나는 선미의 그런 모습에 웃으며 선미를 뒤 쫒았다.



"선미야.......삐짓나?........"



"몰라....."



"삐짓구만........우리 막내가 골이 났으니 우야노.........."



"흥~!........."



"오빠가 맛있는거 사주까?........."



선미가 고개를 돌리며 나를 바라 봤다. 선미의 얼굴은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는 표정이 그대로 들어 났다.



"머를 사주나 봐서.........내가 한번 참아 볼수도 있고........."



"그래?......그럼 니가 먹고 싶은거 다 사주께.........."



선미가 내 손을 잡아 끌고 간 곳은 학교 근처 분식점이였다. 선미는 떢볶이와 튀김을 먹으면서도 쉴새 없이 재잘

거렸다. 아까의 입맞춤 이후 선미는 쑥쓰러운지 평소보다 더 많이 떠들었다. 붉은 떢볶이가 선미의 입술에 물리

는 모습을 보며 나는 선미의 저 작고 도톰한 입술에 내 좆을 물리고 싶었다.

나는 그런 상상을 하다가 선미의 부름에 대답을 못 하고 말았다. 두세번쯤 불렀을때 내가 정신을 차리고 선미를

바라보자 선미가 눈을 치켜 뜨며 화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선미의 화난 표정까지 이뻐 보였다.



"먼 생각을 그리하노.........."



"어.......니가 하도 이뻐가 잠깐 넋이 나갔다.......하하...."



"내가 이쁘나?........"



"하모......우리 선미가 세상에서 젤로 이쁘다......."



"흥......동생이니까 그런 소리하제........."



"아이다........내가.....남자로 봤을때도 니가 정말 이쁜기라......."



선미는 새초롬한 표정을 지었지만 내 말에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



"오빠도.......잘 생겼데이........여자로 봤을때........킥킥....."



"그랬나?........"



"오야.......내 나중에 오빠같은 사람한테 시집갈꺼라........"



"내같이 잘 생긴 남자가 또 어데 있겠노........그냥 내한테 시집 온나.........하하....."



장난스레 얘기했지만 내말은 진정 진심이였다. 선미를 다른 남자에게 시집 보낸다는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 선미

가 내 말에 약간 멍하게 나를 바라 봤다.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몰랐지만 선미가 급하게 시선을 내리더니

말없이 떢볶이를 빠르게 먹었다.



"와?.......오기 싫나?.........."



"오빠는........동생이 우예 오빠한테 시집을 가노........."



"하하.....싫지는 않은가보네........."



"바보......내 놀리기나 하고........"



"하하......."



나는 웃고 있었지만 선미의 말에 가슴 한켠이 무너지면서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선자도 선미도 결국 나에겐

피를 나눈 형제일뿐이였다. 아무리 사랑을 해도 이루어 질수가 없었다. 그런 현실을 떠 올리고 나는 속으로 울

수밖에 없었다.

선미와 내가 집으로 왔을때는 해가 완전히 저물어 어두워져 있었다. 선희 누나 뒷바라지를 해주던 선자 누나도

돌아와 있었다. 나는 배가 불러 저녁을 먹지 않고 밥상에 앉아 아버지와 술을 마셨다. 선희 누나가 결혼을 해서

집을 떠났다는 생각 때문인지 분위기가 약간 가라 앉아 있었다.



아버지와 나는 술만 마셨고 엄마와 선자 누나는 조용히 밥만 먹었다. 평소에는 시끄럽던 선미도 말이 없었다.

밥을 먹다 나하고 눈이라도 마주치면 황급히 시선을 피해 버렸다. 선미는 아까 낮에 나와 있었던 일을 기억하면

서 내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나는 엄마와 선자 누나 선미까지 모두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아니 세명의 여자들도 서로의 상황만 몰랐지 어쩌

면 모두 나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나마 엄마는 노련했고 선자 누나는 오랜 경험으로 그런 티를 내

지는 않았지만 아직 어린 선미는 내가 보기에 감정 조절에 서툴러 보였다.



저녁상을 물리고 술 핑계를 대고 일찍 내 방으로 건너 와 누웠다. 마음이 심란했다. 나는 누워서 지금의 상황을

가만히 되집어 보면서 이유를 찾아 보았다. 엄마와 나의 관계는 그 누구보다 안전하고 돈독했다. 선자 누나와도

문제가 있다면 다른 가족 때문에 둘만의 시간이 모자라는 것 빼고는 별문제 없었다.

그리고 선미와도 다른 운명을 엮여 엄마나 선자 누나처럼 된다고 해도 별 문제가 없을 듯 보였다. 나는 어렴풋이

내마음을 짖누르는 어떤 이유를 알았다. 그건 모든 비밀을 나 혼자 짊어지고 있다는데 있었다. 그 누구에게라도

이런 사실들을 털어 놓고 얘기할수 없는 답답함이였다.



엄마와의 관계를 선자 누나가 알고 그걸 이해해주고 선자 누나와의 관계를 엄마가 이해하고 도와준다면 우리의

관계는 완벽해질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 없다. 그렇게 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었다. 별의 별 방법을 다 생각해보

아도 뾰족한 수단이 없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고민을 하다가 늦게나 잠이 들었다. 다음날 나는 선자 누나와의 약속 시간까지 기다리기

지루해서 점심을 먹고 집을 나섰다. 엄마에게는 친구들 만나 술 마시고 못 들어 올지 모른다고 미리 연막을 쳐

놓았다.



"몸 생각해가 쪼매만 마시그라........"



"오야.....걱정마라.....갔다 오께......."



막상 시내로 나오기는 했지만 딱히 갈 곳응 없었다. 학교에 들리면 친구들을 만나겠지만 그 놈들한테 잡히면 진

짜로 술로 날을 세워야 할지 몰랐다. 시내 중심가에 서서 고민을 하는데 누군가가 나를 불렀다.



"니........선호 아이가?......"



고개를 돌려 보니 고등학교때부터 뒷골목에서 놀던 용수 선배가 서 있었다. 검은색 양복을 입고 서 있는 용수 선

배 주위에 비슷한 차림의 건장한 청년들이 여럿이 서서 내 쪽을 바라 보고 있었다.



"용수선배?.......오랜만입니다......."



"오야..........요즘 머하노?....."



"군대 있습니다......."



"글나?........휴가 나왔나 보네......놀러 온나 술한잔 하그로......"



"야......선배는 머하고 지냅니까?........."



"나?.....내야 맨날 그렇지머.......배운게 주먹질밖에 더 있나......허허...."



"야........"



더 묻기 뭣해서 묻지 않았지만 겉보기에도 조직 생활을 하는 듯 보였다. 내가 학교를 다닐때 덩치도 크고 운동도

잘 했기에 용수 선배가 자신의 무리에 들어 오라고 여러차례 말한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엄마와 선자 누나 때

문에 일언지하 거절하고 공부만 했었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뒤 쪽에 서있던 덩치들중 하나가 다가와 용수 선배에게 조용하게 말을 건냈다.



"형님.....회장님 나오신답니다......."



"오야........선호야......내한테 한번 들리그라......내 술한잔 거하게 살테니까.....알았제....."



"야......"



용수 선배가 돌아서서 호텔 입구쪽으로 향했다. 나는 물끄러미 서서 용수 선배쪽을 바라 봤다. 호텔 입구에 검은

색 고급세단이 서 있고 앞 뒤로 역시 검은색 중형차가 세단을 보호하듯 서 있었다. 그 주위로 일고 여덟명의 덩

치들이 그 차들을 둘러 싸고 있었다.

나는 몸을 돌리고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무리지어 힘을 과시하는 그런 족속들이 왠지 싫었다. 남자라면 소중한

걸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울수 있지만 무리지어 힘으로 원하는 걸 얻는 족속들은 혐오감마저 들었다. 호텔

입구를 막 나서는데 봉고차 두대가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들이닥쳤다.



나는 이상한 느낌에 뒤를 돌아 보자 봉고차에서 건장한 청년들이 우루루 내리며 호텔 입구에 있던 사내들에게 각

목과 몽둥이를 휘두르며 무자비하게 달려 들기 시작했다.



"야......다 죽여.......씨발 세끼들........."



호텔 입구에 서 있는 사내들이 기습에 당황하면서 순식간에 서너명이 쓰러졌다.



"야.....막아~!.....회장님.....회장님을 지켜....."



그 순간 용수 선배의 악에 바친 목소리가 크게 들려 왔다. 나는 용수 선배를 찾았다. 용수 선배는 달려드는 사내

를 몸을 날려 발길질로 눕혀 버리고 회장이라는 사람쪽으로 바짝 붙어 섰다. 하지만 열댓명이 한꺼번에 달려 들

자 몸으로 회장이라는 남자를 막으며 날아드는 각목을 온 몸으로 막아 섰다.

그때쯤 나도 몰래 용수 선배쪽으로 달리면서 숨을 몰아 쉬었다. 가슴이 급하게 뛰기 시작하면서 숨이 가빠졌다.

하지만 달리는 발끝이 가벼웠고 모든 상황이 한눈에 들어 왔다. 여러명이 둘러 싸고 각목을 휘두르는 사이로 내

육중한 몸을 날렸다.



내 발끝이 각목을 휘두르는 한 사내의 머리에 정확이 들어 갔다. 발끝에 느껴지는 충격으로 봤을때 그 놈은 한참

누워 있어야 할 것 같았다. 나는 나머지 발이 바닥을 디디기 전에 한번도 공중에서 발을 틀어 그 옆에 사내의 관

자 놀이에 다시 발뒤꿈치를 박아 넣었다.

뒤쪽에서의 공격에 두 사내가 반격도 못 하고 무너져 내렸다. 두명이 쓰러지자 나머지 사내들이 나를 향해 돌아

서며 각목을 휘두르자 나는 뒤로 두어걸음 물러 나면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기습을 한 사내들은 무지막지 했

지만 질서가 없었다.



한 사내가 앞으로 튀어 나오며 몸을 날려 각목을 휘둘렀다. 나는 몸을 돌려 각목을 피하면서 호흡을 멈추고 주

먹을 그 사내의 명치에 꼿아 넣었다. 나에게 명치를 맞은 사내가 뒤로 튕겨 나가며 쭉 뻗어 버렸다. 그렇게 세명

을 눕히고 나자 그 사이에 내 주위를 대 여섯명의 사내들이 둘러 쌌다.

나는 다시 호흡을 길게 들이 마시고 날까롭게 주위를 둘러 보았다. 용수 선배쪽에서는 두 세명의 사내가 악착같

이 막았지만 거의 뚫리고 있었다. 용수 선배는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주먹을 휘두르고 있었다. 나는 마음이 급해

졌다.



앞으로 한발 나서는 척 하자 사내들이 움찍했다. 그 순간 뒤로 돌며 몸을 날려 내 뒤쪽에 서 있던 사내 품으로

뛰어 들었다. 그 사내는 내가 앞으로 튀어 나가는 줄 알고 나를 따라 발걸음을 옮기던 순간이라 당황을 했다. 그

사내의 품으로 파고 들며 오른팔을 아래에서 위로 짧게 올려쳤다.

하지만 오른 주먹에 체중을 실어서 올려 치는 주먹이라 턱에 일격을 맞은 사내는 똑바로 넘어 가 버리고 말았다.

일대 다수의 싸움에서 행동을 크게 하면 바로 치명적인 반격을 맞게 된다. 그렇게 한 사내를 넘기는 사이 내 뒤

쪽에서 각목이 날아 들었다.



피하지 못한다. 몸을 틀어 최대한 비켜 맞으며 쓰러지는 사내의 손에서 각목을 낚아채 휘둘렀다. 나에게 각목을

휘둘렀던 두 사내가 황급히 물러 났다. 나는 각목에 비켜 맞은 고통을 참으며 두 사내에게 달려 들었다. 조금만

멈칫해도 각목 세례가 기다린다.

최대한 빨리 움직이며 놈들에게 바싹 붙어서 물고 늘어져야 했다. 다시 호흡을 길게 들이쉬며 각목을 내려치자

두 사내가 각목을 들어 막았다. 하지만 내 공격은 그게 아니였다. 각목을 아래로 흘리다가 틀어 올려 한 사내의

정강이를 올려 쳤다.



정강이를 맞은 사내가 비명을 지르며 맞은 다리를 부여 잡고 뒹굴었다. 옆의 사내가 내려치는 각목을 어깨로 받

으며 나도 그 사내의 머리를 내려쳤다. 둘다 공격을 성공했지만 쓰러지는 자는 그 사내였다. 왼쪽 어깨가 떨어져

나가는 듯 아파 왔다.

조금 숨이 틔었다. 내 주위에는 세명만 남았다. 용수 선배쪽은 다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나는 그쪽에는 시선도

주지 않고 나를 둘러싼 세명만 노려 보았다. 그 놈들은 방금전의 내 모습에 잔뜩 긴장해서 달려 들지 못 했다.

예상대로 였다.



내 주위의 놈들도 다른걸 신경쓸 처지가 아니였다. 나는 발을 틀어 한놈을 정면에 두고 달려드는 척 하자 나머지

두 놈이 간격을 좁히며 정면의 그 놈을 엄호했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몸을 돌려 용수 선배쪽으로 달리기 시작

했다.

뒤에 세놈이 소리를 지르며 나를 따라 달렸다. 나는 쓰러진 용수 선배에게 각목을 내려치는 사내의 머리를 뒤에

서 내려치고 용수 선배의 앞을 가로 막았지만 나를 따라 달려 온 세놈의 각목을 피하지 못 했다. 나를 향해 날아

드는 각목이 한눈에 들어 왔지만 피할수가 없었다.



찰나의 순간이였지만 나는 숨을 짧고 깊이 들이 쉬면서 온 몸에 강력한 힘을 주며 근육을 만들었다. 머리와 몸쪽

에서 불에 덴 듯 화끈함이 밀려 왔지만 정신은 그대로였다. 나에게 공격을 하고 물러 나는 사내들에게 바짝 따라

붙으며 정면의 사내 콧잔등에 내 이마를 박아 넣었다.

머리에 묵직한 충격이 오면서 피가 튀었다. 내 눈 옆으로 끈적이는 물이 흘러 내리는데 아무래도 방금전에 맞은

각목에 머리가 깨진 듯 했다. 이제 내 앞으로 너댓명의 사내만이 남았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그 사내들 사이로

뛰어 들었다.



나를 향해 각목이 날아 들었지만 내가 한대 맞고 반격을 할때마다 그 사내들은 한명씩 쓰러지고 있었다. 그때쯤

나도 더 이상 냉철하게 싸움을 하지 못 했다. 오로지 죽기 살기로 나머지 사내들과 엉겨 붙었다. 호흡이 가빠 심

장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였지만 멈추면 더 큰 상처를 입는다는 생각에 온 힘을 모아 한번에 한명씩 때려 눕혔다.;

서로 맞고 때리는 피튀기는 난타전은 결국 나의 승리로 끝났다. 주위는 비명 소리와 고통의 신음 소리로 아수라

장이나 다름없었다. 눈 옆으로 흐르던 피가 눈으로 들어가 한쪽 눈을 뜨기가 힘들었다. 다리도 힘이 풀려 억지로

서 있는데 다시 호텔 입구로 봉고차가 두세대 들이 닥쳤다.



나는 그 순간 절망하고 말았다. 들고 있던 각목을 내 던지고 똑바로 서서 봉고차에서 내리는 사내들을 죽일 듯

바라 보았다.



"회장님.....어디 계십니까?.........호식이가 왔습니다.......회장님~........"



맨 앞의 젊은 사내가 들고 있던 몽둥이로 나를 내려 치는 순간 내 뒤에서 누군가 나를 뒤로 잡아 당겼다.



"그만.........그 친구는 건들지마......."



검은색으로 윤이 나는 몽둥이가 내 머리위에서 멈춰져 있었다. 만약 저걸 그대로 맞았다면 죽거나 병신이 됬을

것이다. 봉고차에서 내린 사내들이 중년의 한 남자를 둘러 싸면서 바로 봉고차에 올라 탔다. 그런데 그 중년의

사내는 서두르지 않고 사내들을 헤치고 나와 내 어깨를 잡더니 웃었다.



"호식아........"



"예........"



"애들 병원에 보내고 이 친구는 내 차로 갔이 간다........"



"예........회장님을 모셔라......"



"자......같이 가지......"



나는 기운이 없어서 그 남자의 손길을 뿌리칠수가 없었다. 그 남자를 따라 검은색 세단 뒷자석에 올라 타자 호식

이라는 남자가 앞쪽 조수석에 타면서 출발을 지시했다.



"호식아......우선 병원으로 가자......이 친구가 조금 다친거 같다......."



"예...."



나는 눈가의 피를 손으로 문질러 닦아 냈다. 그러자 회장이라는 중년 남자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내 손에

쥐어 주었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손수건으로 흐르는 피를 닦고 머리를 눌렀다. 화끈한게 머리가 띵하게 아파

왔다.



"이름이 뭔가?......"



"박 선호라캅니다....."



"오늘 내 목숨을 신세졌네......."



"아입니다......용수 선배가........"



"용수?.......용수하고 아는 사인가?....."



"예.....고등학교 후뱁니다......"



"그랬군.....어쨌든 큰 빚을 졌어.....고맙네....."



병원에 도착하자 회장은 호식이라는 남자와 서너명의 사내들을 남기고 치료를 부탁하고 사라졌다. 나는 다행이

부러지거나 찢어진 상처가 없어 깨진 머리만 치료를 하고 거즈만 붙인 체 치료가 끝났다. 치료가 끝나고 복도로

나오자 호식이라는 사내가 의자에 앉아 있다가 일어섰다.



"이리 앉지......애들한테 대충 들었다.......신세를 졌구만......"



"..........."



호식이라는 사내가 옆의 사내를 바라 보자 그 사내가 담배를 꺼내 내밀었다.



"하나 더......."



담배를 자기 입에 물더니 나머지 하나를 나에게 내 밀었다. 나는 담배를 피우지 않았지만 그때는 나도 몰래 담배

를 받아 들었다. 한대 피우고 싶어졌다. 서 있던 사내가 라이터를 내밀자 회식이라는 사내가 뺐어 들더니 나에게

직접 불을 붙여 주었다.

나는 서툴게 담배를 물고 빨아 들였다. 담배 연기가 목을 넘어가자 참을수 없는 기침이 터져 나왔다.



"하하하.....깡패놈들한테도 당당히 맞섰다는 후배가 아직 순수하구만......마음에 들어......하하하....."



"콜록....콜록....."



"하하.....나는 김 호식이다......용수 형뻘 된다......."



"예.....박 선호라캅니다......."



"알아....알아.......하하하......"



김 호식은 촌스러운 이름과 달리 굉장히 핸썸한 사람이였다. 깡패 조직과 어울리지 않고 오히려 제비가 더 잘 어

울릴 그런 사람이였다.



"용수 선배는 괘안습니까?......."



"그래.......많이 다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나을꺼다.....건강놈이라서........"



"예........"



이래 저래 시간이 많이 흘러 버렸다.



"저는 약속이 있어가 그만 가보겠습니다........"



"어런~......빚을 졌는데.......회장님이 자네를 데려 오라고 했네........."



"아입니다.....용수 선배나 잘 부탁하겠습니더....."



호식이라는 사내가 난처한 얼굴을 보였지만 나에게 그런 건 아무 상관없는 일이였다. 나에게 중요한 건 선자

누나와의 약속이였다.



"그럼 조만간 시간을 내봐......회장님이 신세를 갚고 싶어 하시니까......"



"예........"



병원을 나서는데 온 몸이 욱신거리며 쑤셔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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