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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시마 다케오의 여인추억 1 ... - 1부 1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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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2 04:35 조회 68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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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위험한 도박





전쟁이 끝난 후 두번째의 봄이었다. 마사오는 4학년이 되었다. 학급

이 바뀌었고, 학생들은 문과와 이과로 나뉘어졌다. 문과는 어문학 계

통의 수업이 많고 수학, 화학 등의 수업은 적은 데 비해 이과는 그 반

대였다. 그 새로운 제도는 한참 성장을 꿈꾸는 학생들의 의욕을 부채

질 했다. 머잖아 고교생이 되리란 기대로 가슴들이 부풀었다.

마사오는 문과에 들어갔다. 4학년 2반 담임은 갓 부임해 온 젊은 교

사였다. "전근해 오자마자 곧바로 4학년 담임을 맡은 걸 보니 대단한

인물인 모양이야." 학교 게시판을 보면서 모두 그런 생각들을 했다. 4

학년이야말로 학교의 중심이었다. 4학년 수료와 동시에 우수한 학생

들만 고교로 진학할 수 있었다. 5학년으로 진급하는 학생은 소위 2류

급뿐이었다. 5학년 학생들은 길을 걷는 모습까지도 어딘지 움츠린 듯

한 인상을 주었다. 학교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학생 자신이 아무리 실

력이 우수하다 해도 고교로 진학하지 않고 취업을 하는 경우는 대충

주된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게 당연했다.

4학년 2반의 보조 교사의 이름은 우에하라 세이찌였다. 아직 자리나

번호를 정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제각기 띄엄띄엄 앉아 있었

다. 우에하라 선생이 출석부를 가지고 교실로 들어섰다. 작은 몸집에

머리를 길게 기른 청년이었다. 교단에 서더니 천천히 반 전체를 둘러

본 우에하라 선생은 첫마디를 호기 있게 내뱉었다.

"이제부터 일 년 동안 여러분들과 같이 공부하게 되엇다. 난 여러분

들의 자주성을 존중한다. 자리나 학급 위원도 모두 여러분들의 결정에

따르겠다. 교무실에서 기다릴 테니까 모든 것이 결정되면 그때 대표가

부르러 오도록."

말은 그것뿐이었고 우에하라 선생은 곧바로 교실을 나가 버렸다. 모

두 어이가 없어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과연 큰 인물이군."

"편하게 지내게 됐는데."

한 시간도 채 안 걸려 모든 것이 결정되었다. 이번 학년부터 급장의

명칭이 폐지되고 위원으로 바뀌었다. 세 사람의 위원이 선출되었다.

그 중 하나인 지까후지 노비마사가 우에하라 선생을 부르러 갔다. 선

생은 곧 들어왔다. 그리고 가나다 순에 따라 학생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면서 일일이 얼굴을 쳐다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출석 체크가 끝

나자 가슴을 쭉 편 자세로 팔장을 끼고 입을 열었다.

"난 진학 희망자와 취업 희망자를 차별하지 않는다. 4학년은 4학년

일 뿐 예비 고교생이 아니다."

학생들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학생들의 대다수는 5학년 졸업과

동시에 취직할 사람들이었다.

"어쨌든 이번 한 해를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 문제가 생기면 여러분

스스로 해결하도록. 그리고 내가 몇 가지 질문할 게 있다." 잠시 학생

들을 둘러본 뒤 말을 이었다.

"담배 피는 사람, 손들어 봐."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좋아. 아무도 담배를 피지 않는다 이거지? 기억해 두지. 그러면 술을

마신 적이 있는 사람은?"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좋아. 그럼 명절 때 말고 평소에도 순을 마셔 본 사람은?"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친하게 사귀는 여학생이 있는 사람은?"

이 질문 역시 아무도 손을 들어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선생님은

얼굴을 찡그렸다.

"칠칠치 못한 녀석들이군. 됐어. 이제 마지막 질문이다. 장래의 직

업을 이미 결정한 사람은 대답하도록."

선생님이 한 사람씩 지명해 나가기 시작했다.

"도우에 군."

도우에는 일어서서 대답했다.

"아직 모르겠습니다."

"가업은 무엇인가?"

"농업입니다."

"음, 흰 쌀밥을 먹는군. 다음에 한 가마니 정도 갖고 와. 난 선물이

라면 언제든 기쁘게 받는다. 물론 선물을 받았다고 특별히 봐 주는 건

없다. 그래도 안 되는 거고. 그래도 좋다면 갖고 와. 그래, 가업을 이

을 생각인가?"

"아직 모르겠습니다."

"좋아. 앉아. 다음 우노 군."

우노가 일어났다.

"진학을 지망합니다."

"뭘 공부하고 싶지?"

"문과계입니다."

"그건 아는데, 문과 중에서도 뭔가?"

"아직 결정하지 않았읍니다."

"음, 다음 에후지 군."

놀랍게도 출석부는 덮인 채였고 선생님은 이름을 부를 때마다 그 학

생의 얼굴을 미리 쳐다보고 있곤 했다.

"졸업 후에 취직할 생각입니다."

"특기는?"

"지금 축구부입니다."

"음, 굉장한 덩치군. 우리 학교 축구부는 실력이 센가?"

"센 편입니다. 얼마 전에는 k중학교를 압승했읍니다."

"자넨 정선수인가?"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계속해서 출석부도 보지 않고 반 전원의 이름을 부르며 질

문을 했다.

"이제 여러분에 대해서 대충 알았다. 더 말하고 싶은 게 있으면 언

제든 교무실로 오도록. 교무실에서 말할 수 없는 건 다른 곳으로 가서

하고. 이상. 이제 돌아가도 좋다. 청소는 자주적으로 하도록."

선생님이 나가자 학생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며 한마다씩 했다.

"귀신 같군."

"우리들 이름과 얼굴을 벌써 다 기억하고 있어."

"굉장한 허풍장이 같은데."

"아뭏든 우리는 편하게 됐어."

"좋아." 후지가와가 단호한 목소로 말했다.

"여자 친구를 만들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당장 가서 상담해 볼까?"

모두 희희덕거리며 좋아했다.

"좋아, 가 보자."

"혼자서 가는 건 무리야. 누가 같이 갈래?"

"좋아, 내가 가겠어." 지까후지였다.

"그 사람, 진짜 어떤 사람인지 확인해 봐야겠어."

두 사람이 의기양양하게 교무실로 간 뒤 삼십 분 정도 지나서 돌아

왔다. 모두 두 사람을 빙 둘러섰다.

"어떻게 됐어?"

"어휴! 큰일날 사람이야. 여자 친구가 왜 필요해? 낭만적인 동경인가?

그렇다면 차라리 멀리서 바라보며 서투른 시나 쓰는 게 나을텐데.

실제로 사귀어 보면 실망만 하게 될걸. 육체적 욕망 때문인가? 그것도

피하는 게 좋아. 임신이라도 시키면 큰일날 테고, 재수가 없으면 퇴

학가지 당해서 결국 일생을 망칠 테니까. 좋아하는 아이가 생겨서 상

담하러 왔다면 해 줄 수도 있지. 그러나 그저 막연하게 원하는 것 같은

정도라면 일찌감치 떨쳐버려. 글쎄, 이런 설교더라니까."

"그러면 그렇지. 아뭏든 자위는 허가하는 셈이군. 이번엔 그 선생녀석

수업 시간에 모두 일제히 물어볼까?"



다에꼬는 4학년을 마치고 전공으로 들어갔다. 계속 세라복을 입게

되었다. 다에꼬가 학업을 그만두지 않고 계속하기로 한 것에 대해 마

사오는 안도감을 느꼈다. 전공생으로 남은 학생은 반수 정도였고, 그

외는 모두 사회에 진출했다. 다에고가 사회인이 된다면 마사오와는 거

리감이 생기게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제 내가 내년에 고교에 들

어가고 다에꼬가 여학교를 졸업하면 우리는 잘 어울릴 거야."

다에꼬와의 사이에는 변화가 없었다. 후미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녀

들은 언제든지 마사오가 요구하기만 하면 자기의 모든 걸 허락할 거라

고 말했다. "나도 이제 4학년이 되었다. 그런 일을 체험해도 되는 나

이야." 그건 3학년 때부터 은근히 가져 왔던 생각이었다. 마사오만이

아니라 3학년 학생들은 가끔, "4학년이 되면 난 다이쇼마찌에 데리고

가달라고 해야지"하고 말하곤 했었더. 다이쇼마찌는 사창가였다. 2

학년에서 3학년이 되는 건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3학년에서 4학년

이 된다는 데에는 모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 듯했다.

다에꼬와 후미에 중 어느 쪽을 선택할까, 마사오는 방황했다. 다에

꼬를 지금 상태로 지켜 주고 싶은 이상한 감상이 가슴 속에 늘 있었

다. 그렇지만 만일 후미에와 첫 체험을 나눈다면 후미에는 분명 다에

꼬에게 그 사실을 폭로할 것이다. 마사오는 그럴 원치 않았다.

마사오가 망설이고 있는 동안에도 시간은 거침없이 흘러갔다. 어느

덧 벚꽃이 흩날리고 그 열매마저 거뭇하게 익어 갈 무렵이었다.

토요일 아침이었다. 교실에 마사오가 들어서자 지까후지가 불렀다.

"잠깐만 와 봐."

긴 복도를 지나 교사 밖으로 나왔다. 풀밭이엇다.

"자, 앉아."

"무슨 일아냐? 정색을 하구."

"너, 오늘 밤 무슨 일 있냐?"

"특별한 일은 없어."

"나올 수는 있어?"

"나올려고 하면 나올 수야 있지."

"너, 오오노야 아냐?"

"알아."

오오노야는 몸을 파는 여자들이 있는 입이엇다. 다이쇼마찌 사창가

와는 달리 역 근처의 하천 주변에 홀로 우뚝 서 있는 큰 집이었다.

"오늘 밤, 난 거기 가서 동정을 버릴 거야."

"엉?"

"어제 오오사까에서 온 내 사촌이 데리고 가 준다고 했어. 나한테 맞

는 애를 오오노야가 새로 데리고 왔대."

"좋은 생각이군."

"두 사람이래. 똑같이 열여덟 살이고 숫처녀래. 사촌이 친구를 한명

데리고 오면 좋겠다구 해서 내가 널 부른거야. 너, 안 갈래?"

"글께..." 곧 다에꼬의 얼굴이 머리에 떠올랐다. 후미에의 얼굴도

스쳐갔다. 팔짱을 꼈다.

"왜 하필 나를?"

"혼자면 왠지 불안해서. 어쨌든 처음이니까. 경험이 없는 친구랑 같

이 가면 든든하잖아."

"학교에서 알면 큰일나."

"들킬 리가 없지. 밤에 안쪽 문으로 해서 그대로 방으로 들어간다구.

아무하고도 얼굴을 마주치지 않게 돼 있대."

"함께 가더라도 방에는 따로따로 들어갈 거 아냐?"

"그거야 어쨌든 동행이 있다면 나도 용기가 난다구. 양심에 걸리지

만."

"그런 데 있는 여자는 병을 옮길까 봐 무서워."

"그건 괜찮아. 절대 걱정할 필요가 없어. 내 사촌은 부자야. 그래서

귀한 손님이지. 그들이 함부로 대접하진 않아. 새 여자가 들어오는 일

은 좀체 없는 일이래. 시골에서 갓 올라왔거나 아니면 그런 데는 처음

들어온 여자일 거래. 몸을 망친 여자가 아니라 팔려왓대. 어때 ? 같이

가자."

"곤란한데. 당장 대답하기는 힘들어."

"오늘 수업이 끝날 때까지 생각해 봐.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너를

믿고 한 말이니까."

"물론이지."

두 사람은 교실로 돌아왔다. 지까후지가 마사오와 동행하려는 건 그

를 그만큼 높이 평가해 준다는 것을 의미했다. 나쁜 일을 계획할 때는

동료가 필요했던 것이다. "굉장한 비밀을 알려 준 거야." 부담스러웠

다. 놀아나는 불량배라면 몰라도. 착실한 학구파로 학교에서 평찬이

좋은 지까후지였기 때문에 문제였다. "거절하면 그 녀석은 날 미워할

거야. 경멸할지도 몰라." 사실 마음 한 구석에 능숙한 여자에게 성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아무리 신툴내기라고 해도 보통 여자와

는 분명히 다를 것이다.

방과 후 마사오는 지까후지에게 갔다. 둘은 빈 교실로 들어갔다.

"그런 곳에 가는 게 겁나지 않냐?"

"물론."

"그럼 따라가 주지. 그 집도 술을 마시게 하나?"

"손님의 주문에 따르는 것 같아. 여자만 찾는 손님도 있고, 술도 마

시고 여자도 찾는 손님도 있대."

"넌 어쩔래?"

"흉내나 내지 뭐. 상이 나오면 상을 받고 여자가 술을 따르면 받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그 다음에 손을 잡고 다른 방으로 가는거야."

"그러면 거기까지만 동행할께."

거기까지라 해도 학교에 알려지면 퇴학이었다. 즉 지까후지와 공범

이 되는 것이었다.

"여자는 없어두 돼?"

"여자 친구를 배반할 순 없잖니."

"너, 여자 친구가 있어?"

"응."

"금시초문이군. 그러면 너, 벌써 여자 몸을 알고 있어?"

"아니, 그건 아직이야."

"그녀가 허락하지 않은 거야?"

"응."

"그러면 사양할 거 없잖아. 좋은 기회인데."

"양심 문제야. 어쨌든 난 그 애에게 빠져 있거든. 그래서 너와 공범

이 될 수도 있는 거야. 이 일로 용기를 낼 수도 있겠지."

잠시 생각하고 있던 지까후지가 말했다.

"좋아, 그래도 좋아. 함께 가는 거다. 거기 가서 만일 네가 여자를

안고 싶어지면 내게 말래."

"와!" 마사오는 지까후지의 속셈을 곧 알아차렸다. "이 녀석, 내가

거기 가면 그곳의 분위기에 이끌려 여자를 안고 싶어할 걸로 판단하는

군. 좋아. 재밌겠는데. 내가 창녀의 유혹에 넘어가는지 어디 한번 볼까?"

위험한 도박이라는 건 물론 자각하고 있었다. 자기 자신에게도 그랬

지만 학교에 알려져도 위험했다. 창녀촌에 가는 것이 발각되어 퇴학당

한다는 건 가장 불명예스러운 이야기가 된다. 그렇지만 짜릿한 쾌감을

맞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온 것이다. 그런 집은 과연 어떤 곳인지 예

전부터 강한 호기심을 품고 있었다. 비밀의 장소를 탐험하는 기분도

들었다. 이런 기회는 좀체 없는 일임에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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