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자기 와이프와 불륜을 부탁받은 썰 풀어본다.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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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8:05 조회 2,402회 댓글 0건본문
오늘도 시간이 나서 좀 쓰고 갈게.
저번에 친구 아버지가 빚 폭탄 맞은데 까지 얘기했었는데.
저번에도 말했듯 친구 아버지는 지방으로 돈 벌러 가시는 분이었고.
나중에 친구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그랬기 때문에 친구를 혼자 집에 두고 가는 경우가 많았어.
친구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얘네 집에 놀러 가면 맨날 혼자서 집을 지키고 있더라.
친구 집은 시장근처에 못사는 동네에 있었는데.
당시엔 재개발하기 전이라 그 동네 집들이 수십 년은 된 낡은 건물들이었어.
친구 집도 할아버지 대부터 살아왔던 집이라 그랬고.
그래도 친구 집이 의외로 작진 않았는데.
내 기억 상으론 ㄱ자 모양에 작은 마당까지 있던 집이었어.
물론 오래전에 지은 다 허물어져가는 지이라 그리 비싼 건 아니었지만.
(일단 동네 자체가 이상한 하수구 냄새 같은 것도 나고 골목길도 두 사람이 겨우 통과할 정도로 더럽게 좁은 그런 안 좋은 동네였으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이 집은 친구네 집안에서 최후의 보루 같은 느낌?
진짜 친구네 집안이 가진 마지막 재산 같은 느낌이었어.
그런 집에서 살던 친구는 나중에 대학 붙었을 때도 자취할 여력이 안 된 것도 있지만 집을 지키기 위해 1시간 이상 되는 거리를 집에서 통학하고 그랬단다.
그러다 친구가 결혼하게 되면서 신혼집을 따로 장만할 수 없었기에 그대로 아내와 이 집에서 살게 되었고.
때문에 이 집은 친구에게 있어 재산을 떠나 친구네의 역사 같은 곳이기도 했어.
그러다 친구 아버지 쪽에서 일이 터져 버린 거야.
그때가 나도 전역 후에 대학 졸업하고 아버지 공장에서 일하던 때였고, 친구는 학교 나와서 작업장에서 일하던 때였으니까 각자 사회인이 된 후였지.
내 기억으론 당시 친구 동네가 재개발 된다는 말도 있어서 친구가 한창 희망에 부풀어 살던 때였었어.
아기도 무사히 잘 크고 있었고 부족하지만 친구도 돈을 벌던 때라 ‘죽겠다.’싶을 정도 까진 아니었던 거지.
헌데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지옥이 펼쳐 진거야.
일단 자세한 사정은 그쪽 집안일인데다 오래 되서 흐릿한 부분이 많긴 하지만 어떻게 된 거냐면.
친구네 아버지가 지방에서 일하는 동안 친구(내 친구가 아니라 친구 아버지의 친구)의 보증을 서주게 됐는데.
그런데 그 친구 아버지가 보증 서줬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잠적을 해서 문제가 됐던 거로 기억해.
나는 아직도 기억하는 게.
예전에 친구가 대학 그만둔다 했을 때 내 돈으로 등록금 대신 내줄테니까 졸업하라고 했던 적이 있었거든.
근데 나한테 폐를 끼칠 수 없다고 거절했던 게 친구였어. (물론 등록금만 대준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었긴 해.)
그런데 그랬던 친구가 나한테 비참한 표정으로 돈을 빌리러 온 거야.
와 그동안 격의 없이 죽마고우로 오랫동안 사귄 친구였는데 ‘돈 얘기’로 넘어가니까 뭔가 서로 어색해 지더라
친구가 못 살긴 했어도 한 번도 난 친구를 아래로 본적도 없고 친구도 날 위로 본적이 없었는데.
아무리 안 그러려고 해도 이 돈 문제로 찾아오니까 뭔가 갑과 을의 서열관계가 눈에 보이지 않게 형성되더라.
원래 친구는 대학 그만둔다고 했을 때만 하더라도 제법 긍정적이었고 또 자신감도 넘쳤는데.
근데 애가 못 본 사이 표정이 죽기 직전의 사람처럼 울상이 되어 있더라.
그도 그럴게 친구 아버지가 보증서준 사람이 깡패 같은 놈들 돈도 건드렸단다.
그래서 덩치 큰 양아치들이 그 지방에서 친구 집까지 올라와 한바탕 난리를 치고 갔었데.
아내와 애가 보고 있는데도.
언젠가 술 먹으면서 말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상황이 정말 비참했단다.
집에 돌아왔더니 마당을 양아치들이 점령하고 있고 아내와 애는 구석에서 울고 있고.
세상에 종말이 온줄 알았단다.
암튼 친구가 아버지 빚 때문에 여기저기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 모으러 다녔고.
나한테도 온 거였는데.
친구가 처음엔 돈 얘기가 아니라 다른 얘기로 나한테 말을 했어.
근데 나도 듣는 귀가 있었거든.
나도 다른 친구들한테 너머 너머로 듣고 있었기 때문에 얘 사정이 어떤지 대강 알고 있었단 말이야.
그래서 얘가 나한테 왔을 때 ‘아 돈 빌리러 왔겠구나.’라는 걸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고.
사실 만약 얘가 나한테 돈 빌리러 오면 빌려주리라고 이미 마음을 먹고 있었었어.
그런데 애가 차마 나한테 돈 얘기를 못하고 자꾸 다른 얘기로 돌리는데 그 모습이 참 안타까웠어.
얘가 돈 얘기 말고 자꾸 다른 얘기를 하니까 이러다 그냥 가는 거 아닌가 생각도 들었고.
나도 심리가 복잡했는데.
내가 먼저 돈 얘기를 꺼낼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 친구로서 자존심을 짓밟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 함부로 꺼내지 못하겠더라.
그리고 뭔가 이런 상황 자체가 참 불편했어.
우린 진짜 여지 것 서로에게 뭐 숨기거나 아니면 돌려 말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서로 속마음을 숨기려한다는 상황 자체가 기분이 안 좋았어.
하지만 어찌됐든 결국 마지막엔 친구가 고개 떨구고 돈 좀 빌려달라고 하는데
난 진짜 이런 거 어디 멀리서만 있던 남의 일로만 알고 살았다.
그런데 진짜 눈앞에서 보니까 정신이 못 버티겠더라...
참 세상이 진짜 불공평하다 생각했어.
빚 문제가 친구의 잘못도 아닌데 친구가 뒤집어쓰고.
누구는 남 뒤통수 치고 사라지고 누구는 피해자로 남고.
그리고 친구가 자기네 재산목록 1호였던 집을 판 게 가슴이 너무 아프더라...
내가 위에서 친구네 집에 대해 주저리 떠들었잖아.
그 할아버지 대부터 살던 집을 빚 때문에 팔게 된 거야.
그 집은 나도 여러 번 놀러갔던 집이라 남일 같지가 않더라.
여튼 난 당시 내가 줄 수 있는 한에서 최대한의 돈을 줬고.
안 갚아도 된다는 의미에서 ‘천천히 갚아라.’라는 말을 덧붙였어.
근데 친구는 꼭 갚겠다며 고맙다며 다시 한 번 고개를 떨구더라.
나중에 상황이 진정 되고 나랑 또 술 마신 적이 있었는데.
돈을 빌려준 지인들 중에서 내가 가장 많은 액수를 빌려줬다고 했어.
애가 그러더라.
그때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나 말고도 다른 친구들이나 지인, 혹은 친척들에게도 사정하며 돌아다녔는데 대부분 모르는 채 하거나 미안하다며 그냥 돌려보냈데.
그런 와중에 내가 큰 돈을 빌려줘서 너무 고마웠단다.
뭐 어쨌든.
그렇게 해서 친구가 급한 대로 그 깡패네 빚은 갚을 수 있었는데.
그렇다고 다른쪽 빚이 사라진 건 아니라서 친구의 고생길은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었단다.
그리고 친구가 이전 집을 팔고 새로 온 집은 전보다 더 열악한 집이었어.
딱 시장 외곽 자리에 위치한 집으로 이사했는데. (전 집하고 그리 먼 곳은 아니었어.)
나도 첨엔 몰랐다가 나중에 이 집에서 산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진짜 경악을 했었다.
이정도 까지 힘들었나 그랬어.
집이 거실과 부엌이 하나로 합쳐진 구조였고 진짜 빈약한 화장실 하나에 방 하나가 다인 집이더라.
거기에 있는 살림 없는 살림 다 쑤셔 박아서 겨우 발만 뻗을 수 있는 환경이던데 참...
게다가 친구가 원래 있던 작업장에서 버는 돈만으로는 부족해서 돈을 좀 더 벌 수 있는 곳으로 추천 받아 갔다던데.
그게 이전과 달리 고정된 장소에서 하는 게 아니라 현장 여기저기를 뛰면서 돌아다녀야 하는, 요컨대 몸으로 때워야 한다는 일이라더라.
그거 때문에 현장에서 숙식 해결해야하는 일이 많아 집에 못 들어오는 날들이 많아 졌었데.
언젠가 친구한테 그 시절에 대해서 들었었는데.
진짜 답이 없던 시기였다더라.
그냥 어떻게든 먹고 살려고 돈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던 그런 시기였단다.
공장 사무실에서 아버지 도와 비교적 편하게 돈을 벌던 나하고는 정 반대의 인생이었어.
그래서 안타깝고 도와주고 싶긴 했는데 나 역시 바빴기 때문에 크게 손을 못 쓰던 중이었지.
그러던 어느 날, 또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었어.
오랜만에 전화해서 난 반갑고 근황이 궁금했는데 전화기 너머로 친구가 한 숨 푹푹 쉬는 소리가 들리더라.
그러더니 갑자기 너무 죽고 싶다. 이런 소릴 하는 거야.
깜짝 놀라서 그게 무슨 말이냐 했는데.
이번엔 친구 아버지가 골병으로 쓰러졌다더라.
....
진짜 불행이 한 사람에게만 몰아 일어나는 게 너무 불합리 해 보였는데.
예전엔 그렇게 긍정적이고 밝았던 친구가 이 이상은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우울해지고 부정적으로 변한 게 충격적이었어.
근데 그럴 만도 했던 게 당시 친구가 지고 있는 짐이 한 둘이 아니었는데.
일단 가족들.
아내와 자식. 그리고 거기에 이제 더는 일을 할 수 없게 된 아버지까지 부양해야 했고.
아직도 남아 있는 빚더미에.
아버지 병원비 등등 혼자서 너무 많은 것을 짊어지고 있던 거라.
근데 내가 그 친구가 아닌 이상 이것도 들은 것 정도에 불과 할텐데 친구가 실제로 마주했을 여러 어려움들이 어떠했을지 감도 오지 않았었어.
비참하더라.
이제 그만두고 싶다. 떠나고 싶다. 이런 말을 수화기 너머로 하는데 진짜 지치고 힘든 게 보였고 갈 때까지 간 게 훤했어.
암튼 당시 그런 상황이었는데
어느 날 나한테 갑자기 전화 한통이 걸려 왔는데.
친구의 와이프였어.
나한테 묻더라.
혹시 우리 공장에 일거리 같은 거 없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