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터미널의 그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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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섹스게이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3-14 06:08 조회 870회 댓글 0건본문
(죽고싶다...)
서늘한 엉덩이 감촉과 더불어 쪽팔림과 민망함이 밀려온다.
"보기보다 알궁뎅이네..."
"컥!!"
거침없이 내 바지를 벗긴 그녀는 물티슈로 내 엉덩이와 허벅지에 묻은
토사물들을 닦아내며 쪽팔림으로 한껏 힘이 들어간 내 궁둥이를 관찰하는 것이었다.
"어? 정신이 들어?? 정신 들면 나머지 수습은 스스로 좀 해줄래??"
"..........네에..."
나는 겨우겨우 숙취로 아직 후들거리는 몸뚱이를 간신히 움직여
이불꾸러미를 몸에 걸치고 상황파악에 나섰다.
야릇한 조명에 유리로 된 욕실...이 낮선 방은...아마 모텔이리라..
그녀가 꽐라가 되어 있는 나를 어찌어찌 여기까지 끌고온거구나..
육신이 이곳저곳 쑤시고 어지럽게 세상이 핑핑도는 느낌..
무엇보다 눈앞의 사물에 초점이 잘 맞춰지지 않는 이 불쾌감..
아아...어머니....너는 술만 안 마시면 개가 될 일은 없을테니 음주여부와
상관없이 항상 개같이 굴던 니 애비에 비한다면야 그나마 사람구실은하고 살 수 있을거라던 당신 말씀을 새겨 들었어야 했는데..못난 자식을 용서하소서..
"자 이거 마셔, 그리고 니 속옷이랑 바지는 일단 욕조에 담궈놨어..."
"고맙습....아니 고마워..."
그녀가 건네준 냉수를 단숨에 들이키고 몇번 심호흡을 하자 머리가 조금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나 끌고 여기까지 데려오기 힘들었을텐데...고마워.."
"응? 너 정말 기억안나?"
"........여자들이 하는 말중에 제일 무시무시한 대사인데 그거.."
방금 냉수를 마셨는데 입안이 바짝 말라온다.
"너어...진.짜 기억이 안나???"
"호프집에서 어질어질 해서 주저 앉았던 것까지만...."
"비행기는??"
"비행기??"
그녀는 양손바닥을 비둘기 모양으로 펼쳐 파닥거리면서 그것을 비행기라
주장하며 허공에 휘저었다.
"하...그럼 라퓨타는???? 라퓨타가 저기 있다며??"
"저기 당췌..무슨 말씀이신지....슬슬 불안합니다만.."
"푸하하하하하하하핫!!"
그녀는 갑자기 정색하며 배를 잡고 침대위를 뒹굴며 웃어대기 시작했다.
아아..어머니...자고로 여자는 웃음소리도 방구소리도 조신한게 제일이라던 당신 말씀이 갑자기 생각나는건 왜일까요..지금 제 눈앞에서 찢어져라 웃어제끼는 저 아낙네를 지금 당신이 본다면 뭐라 하실지...
아니 그전에 이 모텔방의 상황을 어머니가 보신다면 아마 저는 저 하늘의 별이되겠지요.
"기억하기 싫겠지만, 나도 오해받기 싫으니 자세히 설명해줄겡...크흡..."
한참을 웃던 그녀는 스스로를 겨우 진정시킨 후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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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에에에엑!!, 궤에엑!! 커헉!! "
"으아악!! 토하지마앗!!."
"아니 시방 여기서 토를 하면 어떡한대유!! 화장실이 저깄는디!!"
축구의 열기가 짜게 식어버린 그 호프집에서는 3중 스테레오로 내 토악질 소리와 그녀의 비명섞인 외침, 호프집 사장님의 절규가 뒤섞여 울려퍼졌다.
화장실에 가려다 가뿐히 의식을 잃어버리려던 내 쓰잘데기 없는 육체는 이윽고 배변욕구 다음으로 위장에 담아둔 소맥과 골뱅이 안주를 뿜어내고 싶어했고 그렇게 소파위에 주저앉아 내용물을 쏟아내려 했으나 그녀는 현명한 기지를 발휘하여 치킨뼈를 발라 모아둘 때 쓰는 깡통을 내 머리 맡에 내밀어 디펜스에 성공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날 내가 마신 소주와 맥주는 무려 5000cc를 훌쩍 넘었고..
"구웨에에엑~!~!!"
그 깡통은 앙증맞기 그지없는사이즈를 자랑했던 관계로, 내 뱃속으로 들어갔던 맥주와 안주(였던 것)는 장렬하게 가게 바닥에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꺼억....꺼억..."
더이상 토할 것이 없을정도로 게워냈음에도 알콜은 내 몸속에 있는 장기까지 꺼낼 기세로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제 , 제가 닦을게요 사장님....."
"아 됐슈, 얼렁 남자친구나 챙겨서 가봐유...아니 축구가 질때도 있고 이길때도 있는거시지..ㅉㅉ.."
사장님은 서둘러 마대자루를 가져와 바닥과 주변을 닦으며 지극히 마땅한 불만사항들을 중얼거리고 있었고 그녀는 최대한 죄송스럽다는 표정과 말투로 내 품을 뒤져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 술값을 치뤘다.
그렇게 그녀는 꽐라가 된 나를 억지로 이끌고 건너편 미니스톱 야외 파라솔 의자에 나를 앉혀두고 찬 밤공기를 맞게 했고 미니스톱 안에서 자기가 마실 해장용 커피와 내게 줄 꿀차를 산 후
"아니 술을 못마시면 얘기를 하지...이거 마셔"
떠밀듯 꿀차를 넘겨줬다.
"저기 너 집이 어디야? 갈 수 있겠어??"
"지입?...푸헤헤...우리집 멀어..비행기타고가야 돼애~"
"뭐어??"
반쯤 풀린 동공으로 꿀차를 흡입하며 그렇게 중얼거리던 나는 갑자기 무슨 기운이 샘솟았는지
"가자아! 비행기타러!!"
라고 외치며 그녀를 반 강제로....
"꺄~! 이거 놔!! 왜이래!!"
"시꺼!! 비행기 타고 집에가야지!!"
그녀를 반강제로 들춰 업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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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짜로??"
나는 불과 몇시간 전에 벌어졌던 사태와 그 속에서 내가 저질렀던
행동들에 대해 여과없이 털어놓는 그녀에게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묻고, 되 묻기에 이르렀다.
"이거 바바, 얼마나 꽉 업고 뛰어 댕겼으면 여기 이렇게 피멍들었잖아.."
그녀는 스커트를 조금 들춰 오른쪽 허벅지를 살짝 보여주었다. 거기에는 엹게나마 내 옷에 쓸린탓인지 피멍 자국이 아직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 그리고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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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놔아!!!"
"시른데에?! 집에 갈껀데에!? 아이팟 고쳐주러 갈껀데에?"
"아우 제발 쫌 놔아!!"
그렇게 반 미친놈이 된 나는 알콜에 기운을 빌려 그녀를 들춰 업고 한밤중의 사당 시내를 뛰어댕겼다고 한다.
"위이이이잉~~푸슈슈슈수우"
"하아..."
입으로 괴랄한 엔진소리를 내며 인간 비행기로 빙의하여
한마리 미친놈처럼 뛰어다니던 나는
"어!!? 라퓨타다!! 천공의성 라퓨타야!!"
"뭐어?!?"
저너머 고가 차로사이로 보이는 모텔을 보며 그렇게 (기쁘게) 환호했다.(고 한다.)
그 모텔은 무려 8층높이를 자랑하는 모텔로써 휘향찬란한 네온싸인과
왕관 모양의 인테리어 간판이 특징인 모텔이었다. 왕관 위에는 보석같이 형형색색의
전구가 빤짝거리고 있었는데, 꽐라가 된 짐승의 눈에는 그것이...
"라퓨타다!!"
로 보였다.(고 한다.)
라퓨타...그것은 몇년 전 봤던 일본 애니매이션의 무대..하늘에 떠있는 가상의 성이었다.
남녀 두 주인공이 조각배같은걸 타고 하늘위의 성을 향해 가던 모험기....
아아..어머니..오늘 유난히 어머니를 자주 찾게 되네요??..맞아요,..못난 불효자가 또다시 어머니를 목놓아 불러봅니다..나중에 어른되면 저런데는 1년이상 만난 여자친구랑 끝장을 볼 각오를 하고 가야된다고 하시던 바로 그 장소...사실 만난지 1년 미만인 처자들과도 빈번하게 들렸었지만..오늘은 만난지 1주일도 안된 여자와 찾아오게되었네요?..
믿지 않으시겠지만 아들은 진짜 저게 라퓨타인줄 알았나 봅니다!!
"라퓨타아!!"
"네, 두분 숙박이시죠?"
"아뇨 일단 이 사람만 재우고 전 나갈려고요..."
"요금은 변함없는데요? 그나저나 애인분이 많이 취하신거 같은데.."
"애인아니...가만있어!!..구요..결제는 카드....아 쫌!!.."
그녀는 신경질적으로 호프집에서 결제 한 뒤 주머니속에 꼬불쳐뒀던 내 카드를 꺼내 내밀었고
카운터를 보던 는 흐뭇한 미소를 띄우며
"302호로 가세요.^^"
그녀는 몇달 뒤 그날의 일을 이렇게 회고했다.
"이제 겨우 두번 만난 여자를 이렇게 불가항력적으로 모텔로 유도하다니 이 인간은 선수 아니면 등신일거라고 생각했어."
무튼, 그렇게 본의아니지만 그녀와 함께 라퓨타(....)에 입성하게 된 나는 취한상태로 55kg가량의 여성을 업고 수백미터를 뛰어댕겼던 반작용이었는지 모텔방에 입성하자마자 탈진하듯 쓰러졌고, 그녀가 침대로 나를 끌고 가는 와중에..
"구에에에엑!"
또다시 바짓가랑이에 아까마신 꿀차를 토해내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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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대충 말하자면 그렇게 된거야."
"죄송합니다..."
그녀에게 똥고를 노출당한 사실보다 두번이나 토했다는 사실보다
"라퓨타아~!"
끊긴 필름 사이에 숨어 있을 또다른 나의 인격이 저지른 만행에 쪽팔림이 온몸을 엄습해왔다.
요즘 같은 시대에 그랬었다면 아마 나는 [사당 라퓨타 남] 정도로 불리며 유튜브 상의 전설이 되어 있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정말...미안..나 때문에 엄청 고생했겠네..늦었겠다..어서 들어가봐야 되지 않아?"
나는 쪽팔림을 수습해가며 이불 속에 파뭍힌 모텔 가운을 찾아 하반신을 채우고 용기를내어 그녀에게 말했다.
"응?, 지금 몇신지 알어??"
"몇...시??"
"새벽 3시."
"헐..."
"지하철 끊겼어. 나도 오늘 자고 갈래"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거침없이 테이블에 다리를 올리고 왼쪽 스타킹을 벗기 시작했다.